밤에만 운다. 밤에만 운다. 서럽지도 않고 힘들지도 않다. 그냥 밤이니까 밤이라서 차분히 바닥에 누운 공기를 어루만지며 네 생각 한 번 해본다. 낮엔 몰랐는데 밤만 되면 찾아오는 곰팡이들 밤에만 떠오르는 기억들 가끔은 기억들도 빨아 널고 싶은데 밤은 해가 없어 널지 못한다. 오늘도 눅눅한 기억에 누워 밤 하늘에 삼켜지길 기다린다.
118p 우리나라에서는 왜 수라간에 레스토랑이 있고 경북궁이 박물관으로 사용되면 안되는 걸까? 더 이상 건축 문화재를 박제 시켜놓고 우상화시키지 않았으면 한다. 222p 요즘 젋은이들은 집보다도 자동차를 먼저 산다. 자동차는 이 사회에서 프라이빗한 공간을 완벽히 소유할 수 있는 가장 작은 단위이자, 이동하면서 공간의 성격도 바꿔줄 수가 있어서 가겨 대비 성...
12p 소쩍새가 온몸으로 우는 동안 별들도 온몸으로 빛나고 있다 이런 세상에 내가 버젓이 누워 잠을 청한다. 13p 노를 젓다가 노를 놓쳐버렸다. 비로소 넓은 물을 돌아다 보았다. 50p 내려갈때 보았네 올라갈때 보지 못한 그 꽃 62p 내 집 밖에 온통 내 스승이다 말똥 선생님 소똥 선생님 어린아이 주근깨 선생님 72p 저 어마어마한 회장님 댁 거지에게는...
흔적은 세월을 말한다. 남기고 떠나가는 것. 흔적이 쌓이고 쌓여 지금이 된다. 사라져야만 떠나야지만 흔적은 남는다. 나도 좋은 흔적들로만 쌓이고 남겨져 세월을 멋지게 물들이고 싶다.
내가 너를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 하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오로지 나의 것이요. 나의 그리움은 나 혼자만의 것으로도 차고 넘치니까...... 나는 이제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 사는법 그리운 날은 그림을 그리고 쓸쓸한 날은 음악을 들었다. 그리고도 남는 날은 너를 생각해야만 했다. 섬 너와 나 손 잡고 눈 감고 왔던 길 이미...
거짓말처럼 거짓말처럼 진짜인 척 진짜인 것처럼 사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부서져 떨어지는 부스러기조차 허락 없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아무런 귀띔조차 해주지 않고 떠나버린 나비처럼 나는 없었다. 나는 없었다. 눈앞에 보이는 바위 뒤에 숨어 묵묵히 잊혀지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자연스럽다는 듯 찾지 않는 것처럼 불러도 뒤 한번 돌아보지 않는 모습이 부질없다. 부...
단단해 보였다. 무거운 온도도 내 기분을 누르지 못했다. 답답해 보였다. 그저 보이는 대로 느껴질 뿐이다. 내겐 잘못이 없다. 모든 건 내 마음을 놓아버린 너 때문인데. 눈을 감을 수도 입을 열 수도 없다. 언제나 밤이었던 이름을 이제 부르지 못한다. 그래도 난 아무렇지가 않다. 단지 별을 따라 그리며, 그리워하는 게 내 일상이 되었다는 것만 빼면.
나는 표현이 서툴다.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그래서 글쓰기를 시작했던 것도 있다. 어떻게라도 표출해야 할 것 같아서, 마음이 너무 가득차서 조금이라도 비워내야 할 거 같아서 근데 방법이 조금 잘못 됐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이상하다. 내가 표현을 하고 싶었던 이유는 대화가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대화가 하고 싶었기 때문에 비슷하게 나마...
몸이 아직도 뚱뚱했을 때의 밥량을 기억하나 보다. 더 먹고싶고 더 먹고싶어서 더 많은 음식을 주문했다. 당연하단 듯이 다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멍청하게. 위가 줄은 건 생가 못하고 매번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먹을 수 있는 양보다 과하게 차려 배가 넘치게 차 기분이 나빠지고 음식은 음식대로 남겨 욕심 부린 것에 대한 후회를 남긴다. 왜 이렇게 한심한...
바보같은 사람. 속물. 이기적인 사람. 못 배운 사람. 욕심 많은 사람. 미운 사람. 대화할 수 없는 사람. 나의 어머니. 나는 엄마를 선입견속에 가둬놓고 살았다. 진짜 바보같고 못 배웠고 욕심 많고 이기적인 거, 나였다. 나는 오만하기 그지 없었다. 작은 누나는 결혼준비로 바쁘다. 큰돈이 들어가고 예식준비며 예물준비며 골머리를 싸매고 있다. 나는 큰누나가...
188p "이번엔 누가 날 데려갈까 궁금해. 누군가가 올거야. 누군가가 항상 오니까. 이번에는 누굴까?" "누가 날 데리러 오든 난 신경 안 써" "하지만 그건 끔찍해.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사는 의미가 없잖아. 의미가 없어. 기대를 가져야지. 희망을 가져야 하고. 다음에는 누가 널 사랑하고 네가 누구를 사랑하게 될지 굼금해야지." 205p (옮긴이의 말...
나는 우울한데 쟤는 웃고 있다. 나는 가난한데 쟤는 돈이 있다. 나는 앉아 있는데 쟤는 날고있다. 나는 외로운데 쟤는 친구가 많다. 나는 아는 게 없는데 쟤는 똑똑하다. 나는 혼잔데 쟤는 인기가 많다. 나는 용기가 없지만 쟤는 싸웠다. 나는 말이 없는데 쟤는 손을 들고 발표를 했다. 나는 시계만 보는데 쟤는 여유가 있었다. 나는 없고 쟤는 있다. 나는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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