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조금 다른 느낌. 익숙함이 한순간에 낯설게 변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어서일까? 바뀐 건 없는데 차분한 공기에 힘없이 흔들린다. 무거운 머리를 떨구고 바닥이 놓아주지 않는 애꿎은 내 발끝에만 하염없이 바라본다. 두 눈을 질끈 감아 놓치고 싶지 않은 감정을 달랜다. 엿보고 싶은 욕망만이 드나드는 비좁은 문틈 속에 보이지 않는 추억들이 춤춘다. 내 맘을...
따듯한 포근함을 거기에 두고 왔다. 그냥 무심한 듯 그리워하지만 사실은 찌릿하게 소름 끼칠 정도로 간절히 닿아 있고 싶다. 햇살이 들여다보는 거기에 안락함이 존재한다. 대단하지 않지만 온전한 곳. 항상 그랬듯 날 기달려주는 곳이 있다. 사방에서 나를 감싸 안아주었던 곳. 말 없는 조용한 안김. 단 한 번에 시간을 멈출 기회가 생긴다면 망설임 없이 그 안김에...
표현해야 하는 건 알맹이. 주둥이에서 나오는 건 껍데기. 제품을 보여줘야 하는 건데 있어야 할 제품은 들어있지 않고 설명서만 들어있다. 어떤 물건인지 어떤 내용인지 들여다보기 전엔 모르는 거잖아 겉 표면만 보고 백번 말해봤자 속을 한번 만져 보는 것이 훨씬 좋을 게 분명하다. 앞으로는 설명서도 중요하지만 그냥 그 모습 그대로 만으로 충분히 표현할 수 있을 ...
산다는 것은 생각한다는 것 어디인지 알 수 없는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도약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런데 도무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어떤 영감을 떠올려 나의 입김을 담아 나 대로 표현한다. 내 삶을 보여주려 내 뜻을 펼치려 내가 누구인지 찾는다. 온통 나 나 나 - 나 결국은 다 필요 없다. 나를 속죄는 시스템들은 순간에 고통일 뿐이다. 나...
나는 불행하다. 모든 게 내가 소심하기 때문이라고 탓했다. 하지만 내가 소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다. 불우한 가정. 그렇다고 이제 와서 탓하고 싶지 않다. 이미 되돌리기엔 너무 멀리 와버렸다는 걸 알고 있다. 충분히 후회해 봤고 지겨울 정도로 상상해 봤다. 내가 소심하지 않았더라면 지금과 달랐을까? 좋았을까? 좋지 못했을까? 결국은 알지 못한다. 지금...
집중하다! 좋아하는 일에 끊임없이 주변에서 뭐라 하더라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그렇게 노력하다 보면 길이 보인다. 집중은 빠져들려 하는 것이다. 몰입하다! 좋아하는 일에 나도 모르게 주변과 분리되어 내가 뭘 하고 있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이렇게 즐기다 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닿아있을 것이다. 몰입은 내가 빠져들어 있는 것이다.
인생은 한 번뿐이라는 거 후회하지 않아야 한다는 거 가장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 한다는 거 너를 알아야 한다는 거 해야 한다는 거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할 일은 산더미지만 정작 너는 가만히 있다는 거 남의 인생을 뒤쫓지 말고 내 길을 개척해야 한다는 거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없고 너란 사람은 단 한 사람인데 70억 인구에서 너란 사람 단 한 사람인데 근데 왜...
그 일이 있은 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가슴 한켠이 짓눌려 있는 것처럼 답답했지만 어딘가에 표출하지도 표현하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지금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이 할 수 있는 일 중 가장 맘 편한 일이었으니까. 아마도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는 말을 앞세워 숨어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막연히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 믿고 있다." 시간은 계속...
소이 아부한다 하면 부정적으로 비치기 마련. 자존심을 팔았다, 후빨한다 라는 식으로 표현하고 깎아내린다. 나도 한때는 그런 식으로 생각했던 적이 있다. 겪어본 후 고쳐먹기로 했다. 아부는 나쁘지 않다. 상대방의 기분은 좋게 해주는 일종의 처세술이라 본다. 아부는 상황을 유연하게 만들고 좋은 감정을 끌어내 만남의 결론을 좋은 기억으로 마무리하도록 돕는다.그리...
한번 싫다고 느끼면 끝이다. 싫다고 생각한 그 순간 이미 맘은 문을 닫아 버렸다. 싫다는 말은 부정적인 에너지의 궁극적인 집합체라 느끼거나 행동하는 순간. 방어 자세를 취하거나 다리를 꼬고 팔짱을 끼는 모습. 눈살을 찌푸린다거나 한 숨쉬기, 뒤로 물러나기, 등 돌리는 행위 등. 전부 싫다는 감정에서 시작된 거부 반응의 일종이다. 누군가에게 원하는 방향을 이...
나는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저 아낌없이 준다는 말. 공짜니까 맘껏 가져가라는 말. 믿지 않는다. 단순히 무료이기 때문에 공짜야 라고 한다면 세상을 돈으로만 판단하는 좁은 시야의 관점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공짜다, 그냥 주는 거라고 하는 사람의 의도가 말 그대로의 그냥 일지라도 분명 그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반드시 무언가를 얻는다. 봉사를 예를...
사소한 건 잘 신경 쓰지 않았는데 언젠가부터 무진장 신경 쓰고 있다. "응" 이란 말을 많이 했었는데 "아니"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누가 뭐라 하던 금방 잊었는데 머릿속에서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냥 해버리고 말지" 였는데 손해라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들면 억울해서 아무것도 못 한다. "뭐 어때" 하던 게 "왜"가 돼버렸다. 계속 신경 쓰고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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